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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x BRIDGE SHIP HOUSE 


 : SHINee WORLD V 콘서트를 위한 아트 컬래버레이션 관련 대담 (밤 강연)


 이 게시물은 2016.08.26 샤이니 키 강연회 <The Moment> 밤 강연 중 BRIDGE SHIP HOUSE와의 대담 내용만을 옮겨 적은 글입니다

현장관계상 통역이 생략되거나 작가 분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부분에 다소 아쉬움을 느껴 작성한 글이며통역사 분의 통역과는 별개의 번역입니다다만녹음 환경으로 인해 들리지 않는 부분은 맥락에 맞게 다듬었으며기범이 발언은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 적되가독성을 위해 문장을 정리한 곳이 있음을 밝힙니다이 글을 옮겨가실 땐 반드시 이 단락을 함께 가져가 주시고출처를 꼭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오역이나 누락된 내용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






Key(이하 K): 이번에 소개해드릴 분은요, 이분이야말로 정말 저랑 협업을 했다고 얘기하면 될 것 같은데. 제가 정말 많은 소통을 하고, 서로 아티스트로서 생각하는 같이 하는 부분이 많아서 작업하는 데 되게 재밌었어요. 일본의 BRIDGE SHIP HOUSE라는 작가 분인데요. 오늘 모셔 봤습니다.

 

BRIDGE SHIP HOUSE(이하 B): 여러분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아티스트 활동을 하고 있는 BRIDGE SHIP HOUSE라고 합니다.

 

K: 일본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BRIDGE SHIP HOUSE 라는 분이고요. 일을 한 지 지금은 10년 정도. 이 분도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이 분의 가장 심볼이 되는 그림이 매튜랑 모리스라는 캐릭터인데요. 일단 이미지부터 보면서 얘기할까요?







 

K: 이건데요. 사실 처음에 작가님의 작품을 봤을 때, ‘저기에 우리를 어떻게 대입하면, 우리를 표현하면서 작가님의 그림도 훼손하지 않을 수 있을까생각 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좀 막막했던 것 같아요. 저기에 우리의 얼굴을 대입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그리고 눈이 네 개면 멤버 구분을 어떻게 해야 되지? 이런 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어쨌거나 제가 디렉션을 던져 드리면 BRIDGE SHIP HOUSE 작가가 알아서 잘 그려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작업을 하기로 결정을 했던 것 같아요. 독특한 캐릭터인 것 같은데, 눈이 여러 개인 이유가 있나요?

 

B: . 캐릭터의 눈이 네 개인 이유는요. ‘Freaks’, ‘특이한 존재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눈 개수를 늘리는 걸 선택한 거예요.

 

K: , 그렇구나. 처음에 샤이니랑 작업을 하시겠어요?’ 라는 의뢰를 받으셨을 땐 어떤 기분이셨어요?

 

B: 믿을 수 없었어요. 거짓말인가 했어요.

 

K: 무슨, 학교 앞에서 캐스팅으로 사기치는 그런 가짜 기획사처럼…….

 

B: 제 작업실에서 그냥 늘 하던 대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인스타그램 DM으로 서울에 있는 갤러리 관계자 분께서 연락을 주셨어요.

 

K: DM으로요……? 그건 전혀 몰랐네. 정식 섭외가 아니고 DM으로……?

 

B: 샤이니에게 작품을 소개 해도 괜찮겠냐는 식으로…….




 

K : 제가 잠시, 너무 동떨어진 얘기를 해서 죄송하긴 한데 너무 재밌을 거 같아서. 제가 DM이라는 걸 얼마 전에 처음 알았어요. 제가 팔로잉을 안 해 놨잖아요, 우현이 빼고는. 그리고 나는 뭐 소통할 줄도 모르고, 그냥 내가 사진 올리면 그걸로 끝이기 때문에……. 친구가 인스타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기에 나는 그냥 댓글이라고 생각했는데, 메시지가 주고 받…(말잇못) 메시지가……. (헛웃음) 저는 나름대로 메시지가 안 온다는 게 인스타그램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 이건 어떤 형태로도 저 사람한테 연락을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내가 사진만 올리고 그냥 소통하는 걸로, 그냥 아주 캐주얼한 어플리케이션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DM 이라는걸 처음 알았어요. 저는 또 알람이 안 뜨니까. 그래서 제가 그걸 눌러봤죠. 어휴, 각국의 언어로……. 암튼, 전 제가 지금 얘기를 하면서 DM이라는걸 알아들은 자체가 되게 신기해서.

그래서, 디엠을 받구서? ㅋㅋㅋㅋㅋ

 

B: , 처음엔 혹시 샤이니를 아시나요?’ 라고ㅋㅋㅋㅋㅋ


K: ㅋㅋㅋㅋㅋㅋㅋ 거기서부터 일이 시작되는 건가요?


B: . 제가 아는 샤이니는 한국 아이돌 샤이니인데, 다른 샤이니가 또 있나 했죠. K-pop에 대해선 아시냐기에, 그제서야 맞구나 했어요.

 

K: 지금 잘 모른다고 대답하셨는데, 작업에 대한 제안을 받고 샤이니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 이후에. 저희라는 팀에 대해서 어떤 비주얼적 영감이나 이미지에 대한 느낌을 받으셨는지 되게 궁금하거든요.

 

B: 사실 제안을 받기 전에도, 2012 10월에 일본 싱글을 샤이니가 내셨잖아요. 다즐링 걸이라는.

 

K: 아 네 다즐링걸.


B: 디자인학교 시절부터 친했던 친구가 샤이니의 팬이었거든요. 그 친구가 드디어 일본을 위한 싱글이 발매됐다[각주:1]고 하면서, ‘근데 가사가 좀 이상한 거 같은데 내가 이상한 거냐고 같이 봐달라기에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로 함께 봤어요. 그런데 …? 너에게빠졌어 now (れてるナウ  키미니 오보레떼루나우) 라니’. 굉장히 충격적인 가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샤이니란 그룹의 존재에 대해선 알고 있었죠. 가사가 일본에 잘 없는 신선한, 귀여운 가사여서. 안무도 되게 귀엽고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는데 이렇게 웃긴 걸 시키는구나 싶어서[각주:2], K-pop은 정면을 노리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그게 끝이었고, 멤버들 얼굴도 이름도 잘 몰랐어요. 제 친구가 키 씨를 굉장히 좋아해서 키 씨만 알았어요.


그 당시엔 표현력이 되게 좋은 그룹이긴 한데, 멤버들이 자기 의지로 뭔가를 보여주는 그룹이라기보단 회사가 정해준 콘셉트와 곡,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아이돌이란 이미지가 컸어요. 그런데 이번에 의뢰를 받고 공부를 해야 해서 최신곡을 유튜브에서 찾아봤거든요. View를 본 순간, ‘, 양산형 아이돌이 아니야…!’ 확실하게 느꼈어요.

 

K: 좋은 얘기네요, 그쵸? . 제가 그림을 처음 봤을 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제 머릿속에 확 떠오르지 않았던 게 저를 더 자극시켰던 것 같아요. 다른 작가님은 어떻겠냐고 물어보시긴 했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되는 작가님들이었고, 또 그건 재미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그리고 BRIDGE SHIP HOUSE의 그림체가 워낙 제 스타일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작업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어떤 부분들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딱 떠오른 작업이 있는지 되게 궁금하거든요. 그 형태가.

 

B: 일단 캐릭터를 무조건 만들고 싶었어요. 샤이니 멤버들이 다들 개성이 강하고 사랑스럽거든요. 가능하면 그걸 제 손을 거쳐서 비쥬얼적으로 형상화 하고 싶었어요. 특히 한 명 한 명, 제가 거울을 보는 듯한 면이 있었어요. 다들 공감되는 부분이 꼭 하나씩은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 공감을 증폭시키는 형태로 그림을 그렸어요. 제 성격이랑 안 맞는 걸 억지로 그리는 건 힘들어서 좋은 작품이 안 나오거든요.

 




K: 이런 형태의 프로젝트가, 회사가 정식 섭외를 해서 많은 형태로 이루어졌었어요. 실제로 SUM 카페 레스토랑에 가면 우리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가 걸려있기도 하고. 그런데 저는 그렇게 하는 것보다, 정말 이걸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면 작가님을 만나서 직접 소통을 하고, 저희가 어떤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일을 하는지, 작가님은 어떤 색깔을 가지고 컬래버레이션에 임하시는지 물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SM타운 라이브로 오사카를 갔을 때 직접 오사카로 오셔서 미팅을 했었어요. 근데 이미 그 전에 SM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그려온 포스터 샘플이 있거든요. 초안이. 그걸 한 번 볼게요.




) 이전 글 참고. 0  뚝뚝 떨어지는 그림




K제가 작가님과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가님 그림을 참 많이 찾아봤는데, 저 샘플을 보고 확 당기지가 않는 거예요. 나쁜 의미가 아니라, 작가님이 뭔가 안정감 없이 그림을 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혹시 죄송한데 저희 회사에서 어떻게 그려달라는 얘기를 들으신 적이 있나요? 혹은 이렇게 해달라는 자료 같은 게 있었나요?' 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게 알아보니까 회사에서 직접적으로 그렇게 그려달라고 한 게 아니라, 저희가 그 때 콘서트가 어떤 형태로도 준비돼 있지 않아서 저희가 그냥 무대에 참고할 수 있을 만한 레퍼런스 영상이 하나가 딱 있었는데, 그 하나도 색감 참고하려고 놔둔 영상이었거든요. 그래도 갖고 있는 자료가 없으니까 회사에서 '이런 느낌의 영상을 하나쯤은 찍고 하나쯤은 콘서트에 올릴 예정입니다' 라는 식으로 그걸 작가님께 영상을 보낸 거예요. 근데 작가님은 그걸 레퍼런스라고 생각을 하신 거죠. 그래서 그 영상에 맞춰서 저 그림을 그리셔서……. 제가 작가님의 구도랑 작가님의 그림체를 너무 잘 아는데, 이렇게 저희한테 다 안 맞추셔도 되니까 작가님이 가장 편하게 그릴 수 있는 그림체로 저희를 그려주세요, 라고 해서 나온 게 오른쪽 포스터예요




) 이전 글 참고2.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조금 남아있는 그림




K: 그런데 저기에도 판타지적 요소가 조금 있어서. 그런 요소를 좀 빼고 편안하게 저희가 있는데, 그냥 작가님 어떤 작품 한 켠에 멤버만 있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다시 그려달라했어요.  왜냐면 저는, 저희 옛날 콘서트 영상 중에 막 우주를 만들고, 그런 거에 대해서 좀 질려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뭐라 해야 되지 약간, 우주에서 막 나타나고 이런 거 있잖아요.[각주:3] 그런 요소는 이제 좀 배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는 좀, 옷으로 얘기하자면 웨어러블한 옷을 입고 싶어서, 조금 더 단순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완성본이 이렇게 나온 거예요.





 


K: 제가 설명을 붙이자면 저거 자체가 저희가 공연을 준비하는 거예요. 설명을 붙이자면 그런 거고 설명 없이 봐도 자연스러운 그림인 건데, 그러니까 태민이 춤추고 있고 저 한 켠에 의상도 걸려있고. 음악 듣는 멤버, 다른 걸 준비하는 멤버, 저기 기타도 있고. 저 카펫은 제 의상 소재였잖아요. 그런 식으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저희들끼리만 알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있는데 저렇게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게 저는 훨씬 저희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그게 작가님이 본인의 그림체로 제일 잘 살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렇게 레이아웃도 길게 뽑으니까 위에 그림도 잘 살고 ‘SHINee WORLD V’도 너무 잘 보이잖아요. 그렇게 소통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저랑 처음 미팅하셨을 때, 너무 갑작스런 질문인데, 저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가 궁금해요.

 


B: 키 씨 인상은요. 솔직히 그래 봐야 아이돌이겠지, 하는 의구심을 안고 미팅을 나갔어요. 근데 실제로 만나 보니 굉장히 생각도 깊고, 시야도 넓고, 자기 주관도 뚜렷하면서 상대방 입장도 들을 줄 아는, 그냥 일을 잘 하는 사람이었어요. 정말 뛰어나고, 그냥 회사가 우쭈쭈 해주는 아이돌이 전혀 아니었던 거예요.[각주:4]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걸 팬 분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미팅이라는 걸 확실하게 이해시킨 후에 얘기를 진행해 해주셨고, 저를 대할 때도 컬래버레이션 상대가 한 사람의 아티스트라는 예의를 갖춰주신 걸 느껴서 정말 감복했어요. 그래서 좀 죄송했어요.


그리고 미팅 전에 콘서트 제작사가 이번 콘서트의 이미지 의상이라면서 보내준 자료를 봤는데, 전혀 제 취향이 아니었어요. 그걸 제 작품으로 그리려면 솔직히 좀 괴롭겠다 싶었는데, 키 씨를 만나 보니 취향이 꽤 저랑 잘 맞아서 굉장히 기뻤어요.

 


K: . 그렇다고 합니다. 저희 단체 포스터 말고 개인으로 일러스트를 그려주신 게 있는데 그걸 한 번 볼게요.

 



 

K저게 또 다양한 형태로 여러 가지에 쓰일 예정인데, 영상에도 들어갈 예정이고요. 의상으로 작업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좋은 컨텐츠가 많이 나올 예정이니까 재밌게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렇게 멤버 한 명 한 명 그릴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으면, 궁금하거든요.

 

B: 먼저 팬 분들이 보시고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게 그리는 것. 이건 미팅 때 키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부분이에요. 팅할 때도 계속 팬 분들을 생각하고 계셨답니다.[각주:5] 너무 훌륭해요 정말. 그리고 샤이니 활동을 8년 간 지켜봐 오신 팬 분들이 생각하는 샤이니에 준하는 캐릭터를 제가 한 달 안에 공부해서 만들어내야 했어요. 머리스타일이나 옷만 비슷하게 해서 제 캐릭터에 입힌다고 그게 샤이니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멤버들 한 명 한 명이 어떤 사람인지 영상을 보면서 연구한 후에, 이를 테면 온유 씨를 그릴 땐 온유 씨가 됐단 생각으로 그려요. 태민씨를 그릴 땐 태민 씨 마음을 상상하면서 되고요. 다섯 명을 다 그리고 나니 제 안에 저 말고도 다섯 명이 살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잘 표현이 안 돼요.

 

K: . 저는 좋은 프로젝트를 하는 건 너무너무 좋아요. 여러 가지 형태로 프로젝트를 하는 건 너무너무 좋은데, 지금까지도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부탁해서 몇 가지 컨텐츠로-굿즈 혹은 다른 걸로-나온 적이 있었죠. 근데 내가 나를 못 찾겠는데, 누가 찾을 수 있지……?  아니, 솔직히 저희를 모르는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저희끼리는 알아볼 수 있는 요소라는 게 분명히 존재하잖아요, 멤버들끼리. 저기에 두부 뭐 이런 거 없으면, 뭐 특징이 없다면 없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저렇게 조그마한 요소 하나가 들어감으로 인해서 모두가 누군지 구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건데 굳이 어렵게 돌아갈 필요가 있나. 그래서 작가님께 가장 일차원적이고 단편적인 요소를 넣음으로써 멤버를 구분해달라고 했던 거죠.


왜냐하면 특히나 저랑 온유 씨같은 경우는 눈으로 구분을 해야 되는데 눈이 세 개고 땡그라니까 이건  , 방법이 없는 거에요. 그니까 저는 뭐 이름이 키고 하니까 저렇게 열쇠라도 넣고 뭐 민호도 축구공을 넣는다든가 종현이 형은 공룡을 넣는다든가. 일차원적 요소를 넣음으로써 모든 게 확실해지는 것 같아서. 제가 멤버를 한 명 한 명 그리는 건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참 여러 번 했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나와서, 못 알아보는 멤버 없죠, 이 안에서? 저희들끼리라도 다 알아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낮 강연 때그 얘기가 너무 재밌었어서. 가장 특징을 잡기 힘든 멤버로 태민 군을 꼽아주셨는데 그 이유를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 쉬웠던 멤버. 아아 어려웠던 멤버는 온유였구나. . 태민 씨가 왜 가장 쉬웠다고요?

 

B: . 태민씨는 뮤직비디오를 보자마자 춤 퀄리티가 눈에 띄었어요. 낮에도 얘기했지만, 관절이 다른 사람보다 많은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움직임이 수준급이었거든요. 이 정도로 추려면 아주 혹독한 연습을 해왔겠구나 싶었어요. 그럼 이 사람은 굉장히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이겠단 생각이 들었죠. 거기에 착안해서 가장 먼저 그림을 완성시켰어요. 춤에 노력을 쏟아 붓다 보니 다른 데선 좀 허술한 점도 굉장히 캐릭터를 잡기에 편했고 얼굴이 귀엽기도 해서 그런 것들이 다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좀 비스듬히 서 있는 것도 댄스에 영향을 받은 걸까 했어요. 좀 멋있게 보이려는…….

 

K: 사람 보는 게 다 똑같은 거야. , 그래서 온유 형은 왜 가장 어려웠나요?

 

B: 온유 씨가 어려웠던 건, 진짜 성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지금 이게 본모습인지, 아니면 아이돌로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 게다가 다른 멤버들 보다 생각이 좀 앞서가서 혼자 사고의 흐름이 건너 뛴 느낌도 있고. 짚이는 데가 없어서 이미지가 붕 떠 있었어요.


온유 씨가 좀 남다르다고 처음 느낀 게 라인 방송을 봤을 때였는데요. 한 명씩 샤이니 노래 중에서 신나는 곡을 뽑아서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거였는데, 다들 업 되는 곡을 잘 골랐는데 마지막에 온유 씨가 발라드 곡을 끼워 넣는 거예요. 멤버들이 고른 곡 제목을 들으면서 온유 씨 마음속에선 이미 콘서트가 시작돼있던 거죠. 이 세트리스트라면 엔딩곡은 이거지, 하면서 혼신의 발라드를 제안한 거 같아요. 근데 그 때 테마는 다같이 업 되는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거였으니까 온유 씨의 마음 속의 콘서트랑은 사실 아무 관계가 없었죠. 그걸 보고 느낀 게온유 씨는 한 가지를 던져주면 여러 갈래로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리더인 거겠죠

 


) 160516 라인 스페셜 SHINee5m 53s~



のせいで(키미노세이데- Downtown Baby – View - Everybody 에 이은 이진기의 선택은 

がいる世界(키미가이루세카이)였다이유는 전곡 다 신나는 곡이면 힘드니까’  





K: 그래요. 멀리 갈 때가 있어요. 같이 가자고 그렇게 얘길 해도. 항상 멀리 가는지…. 지겨워 죽겠어……. [각주:6]. , 멤버 얘길 하니까 참 재밌네요, 그쵸? 저기에 담긴 여러 가지 작가님의 철학이나. 근데 저걸 작가님이 그리려고 진짜 연구 많이 하셨어요. 물론 제 테이스트를 맞추시려고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저와 작가님과의 컬래버레이션이기 때문에 제가 했던 얘기를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주시고,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던 부분 역시 저랑 통했기 때문에 그걸 맞춰주려고…….


진짜 사실 이 컬래버레이션은 어떻게 이루어져도 그냥 나오기만 하면 되는 건데, 이분이 더 노력을 해주셔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거잖아요. 이게 아까 얘기했던 직업의 본질에 대해서-그림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좋은 걸 소개시켜주고 이런 것에 대해서-명확하게 이해를 하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또 저 역시도 그렇게 접근했기 때문에 서로 마음이 통해서 그냥 흘러가듯 작업할 수 있었던 걸 훨씬 더 좋은 콘텐츠로 좋은 포스터를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제가 만약 이런 마음으로 임하지 않았다면, 혹은 작가님이 이런 좋은 마음으로 임하지 않았다면 그 첫 번째 시안이 그냥 곧바로 포스터가 될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그런 건 제가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정말 컬래버레이션이라고 떳떳하게 부를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나와서, 저 역시도 너무 인상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뭐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지 알고 있지만,  혹시 컬래버레이션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나요?

 

B: 서로가 대등한 입장에서 컬래버레이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키 씨가 말씀하시는 걸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제안하고 키 씨는 또 키 씨가 표현하고 싶은 걸 제안하는 거죠. 목표점을 같이 정해서 그걸 향해 서로의 의견을 모으고, 누가 더 우위에 있는 게 아니라, 목표를 향해 같이 나아가는 대등한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절대 제가 시키는 대로 그저 그림 그리는 기계처럼 그린 게 아니었어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도 의견을 많이 내서 만족스럽게 작업했고요. 키 씨가 팬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구현되지 않았나 합니다.

 

K: . 좋은 작품 너무 감사드립니다. 샤이니 월드에 참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녹이고 있는데 그 중에 일부를 지금 보여드린 거고, 제가 지금 작업한 의상도 있고 여러 가지 재밌는 요소들이 공연 중에 녹아있으니 많은 기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관객 여러분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텐데 불이 켜질 테니 머리 정리 잠깐 해주시고. 아까 당황하시더라고요. 질문 있으시면 손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키 씨 외에 다른 샤이니 멤버랑 회의를 하면서 얻은 영감이 있는지? 다른 멤버 분들이랑은 회의를 안 했는지.

 


K: 아니요……. , 저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면요. 물론 플레이어 입장에서 뛰고 있는 거긴 한데, 저는 나름 제가 살리고 싶은 재능으로샤이니 키를 떼고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재원 연출가랑 여러 프로젝트를 벌려놓은 것에 대해서 제가 중간 입장에서 조율을 하는 거예요. 그냥 김기범이라는 직원 하나가 뛰어준다고 생각하시면 돼요.[각주:7] 저는 플레이어로서 월권 행사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강압적으로 어떤 사람한테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중간 입장에서 여러 부분을 조율하는 걸 담당하고 있어서, 그리고 또 우려하시는 부분, 우려 안 하실 수도 있는데, 너무 다 제 의견만 하는 게 아니라 모아요, 하고 싶은 의견을. 다만 저는 그걸 반영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회의는 저만 가고 있습니다

 




Q. 멤버들 캐릭터 눈이 세 개잖아요. 그런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샤이니를 대표하는 숫자가 '5'인데 왜 눈이 다섯 개인지. 다섯 번 째 투어고, 멤버들도 다섯 명인데.

 


K: 제가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긴 한데.. 원래 세 개 아니면 네 개로 그리시죠..?

 

B: . 그 부분은 제가 그리던 대로 그렸습니다.

 

K: 어떤 의미로 말씀하시는 건지는 아는데, 작가님한테 눈을 다섯 개로 그려 달라고 하는 건 미키마우스의 귀를 쥐 귀로 바꾸는 거랑 똑같은 거거든요. 그 사람의 심볼을 아예 뭉개면서 우리가 다른 걸 요구할 수 있는 건 아니어어서, 그런 부분은 작가님이 원래 갖고 있던 아이덴티티를 존중해준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다음에 제가 뭐 여기(가슴) 5를 넣는다든가…….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당황스럽기는 한데. 그거는 작가님 원래 그림체라서 제가 다른 디렉션은 안 드렸던 것 같아요, 그거에 대해서는. 감사합니다.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Q. 캐릭터가 요즘 유행하는 모에화시킨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이 특이하고 취향에 맞아서 좋았는데, 초창기 미키마우스나 심슨 같은 그림체 같단 느낌이 많이 들었거든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일본 캐릭터의 그림체가 아닌데, 혹시 좋아하는 작화가나 캐릭터나 만화가 어떤 종류인지 궁금해요.

 


B: 어릴 때부터 저는 클래식 애니메이션만 주구장창 봤어서요. 미키마우스라든가…….


K: 00 저도…! 저는 클래식파예요. 물론 90년대 이후로 나온 것도 좋아하긴 하는데, 저는 완전 클래식파예요. 저는 피노키오랑 백설공주랑 그거 다 보고 자랐기 때문에. 미키마우스...

  

B: 미키쨩을 어렸을 때 다 봤으면, 틀림 없이 바른 사람으로 자랐을 거예요. 중요한 게 다 담겨있어요. 거기서 영감을 받긴 했는데요하지만 오버그라운드의 표현보다는 좀더 소수파를 위한 작품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저도 그렇기 때문에. 활달하고 밝은 캐릭터를 디즈니스럽게 그리는 게 아니라, 좀더 얼터너티브한 표현에 가까운 게 제 스타일이에요.

 

K: 아까 낮에 이야기를 나눴는데 미키마우스나 등등의 캐릭터에 실제로 영감을 받으셨대요, 어렸을 때부터. 그래서 그런 그림체에 익숙해진 게 아마 작가님만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싶어요. 저도 처음에는 그림만 보고는 일본 분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그런 부분을 말씀해 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샤이니 월드 콘서트 포스터보면 온유만 혼자 누워 있잖아요. 정말 소름 끼치는 통찰력에 감탄했는데.

 

B: 트위터에서 팬 분들 반응을 봤는데, 그게 정말 온유답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온유 씨는 절대 의미 없는 행동은 하지 않는 분이에요. 뭐든 간에 의미가 있어요. 이번 포스터 안에서는 ‘SHINee WORLD V’ ‘V’자를 만들려고 하고 있는 거예요. 종이 한 장 차이로 의미가 전달 되지 않는 게 온유 씨의 사랑스런 점이라고 전 생각했거든요. 아주 간발의 차로요.[각주:8]

 

K: 저 모든 상황이 실제로 대입되는 저로서는 차마 웃을 수가 없네요. 어우, 상상이 돼서……. 암튼, 엄청 연구를 많이 하신 것 같죠? 그냥 대충 한 두 번 검색해서 한 게 아니라, 저희들의 캐릭터에 대해서 굉장히 이해를 갖고 계신 분인 것 같아서, 다른 분야도 분명 이렇게 집중력을 가지고 좋아하는 그런 게 많을 것 같아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고전 애니메이션이라든가. 다른 것도 좋아해주시는 것도 많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면 이런 관찰력이 나오지 않을 것 같거든요. 저 역시도 빠져있는 게 많기 때문에. 아무튼 제 얘기는, 많은 연구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B: 좀 더 좋은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샤이니 분들 덕분이에요. View 가사가 바로 그런 의욕이 들게 했어요.

 

K: 으음. 맞죠. 오늘 BRIDGE SHIP HOUSE와는 여기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오늘 나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 드리고, 좋은 작품 보여주셔서 너무너무 감사 드립니다. 한 말씀 해 주시죠. 오신 팬 분들께.

 

B : 여러분, 굉장히 호의적으로 반응해주셔서 감사해요, 기쁘구요. 이렇게 훌륭한 아이돌을 눈을 세 개나 그려서 표현한다는 건 일본에선 일단 말도 안 되거든요. 일본은 엄해요. 눈썹만 안 그려도 까이거든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신 키 씨께 감사드려요.

 










글쓴이_ J, 스치는 봄, 바람에





이 게시물은 2016.08.26 샤이니 키 강연회 <The Moment> 밤 강연 중 BRIDGE SHIP HOUSE와의 대담 내용만을 옮겨 적은 글입니다

현장관계상 통역이 생략되거나 작가 분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부분에 다소 아쉬움을 느껴 작성한 글이며, 통역사 분의 통역과는 별개의 번역입니다다만, 녹음 환경으로 인해 들리지 않는 부분은 맥락에 맞게 다듬었으며, 기범이 발언은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 적되, 가독성을 위해 문장을 정리한 곳이 있음을 밝힙니다. 이 글을 옮겨가실 땐 반드시 이 단락을 함께 가져가 주시고, 출처를 꼭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역이나 누락된 내용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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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즐링 걸 이전 싱글 타이틀은 다 한국곡 번안. 자켓부터 안무, 뮤비까지 전부 일본 측 스탭하고만 작업했던 최초의 싱글. [본문으로]
  2. 머뭇거리던 작가분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긍정적으로 표현해주셨는데 통역이 넘나 세게 나갔단 느낌.... 다즐링걸은 한국 덕후도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ㅋㅋㅋ 하지만 그 노래는 자라서 떼창대장이 되는데...☆ [본문으로]
  3. 아마 덕후들과 마음이 통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읍읍). 사실 이런 건 회사의 전형적인 레퍼토리니까 굳이 바꾸지 않아도, 딱히 개연성이 없어도, 덕후로서 어느 정도는 납득하고 넘기는 부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걸 보여주고 발전하기 위해 수고를 마다 않는 모습이 너무나도 고맙다ㅠ [본문으로]
  4. 기범 으른이야 으른. [본문으로]
  5. 팬들에게 굉장한 비밀을 알려주듯 강조하심. 기범 고마워 상ㄹㅇㅏ행앻ㅇ앵......ㅠ [본문으로]
  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문으로]
  7. 직원 마인드로 샤이니 일에 직접 뛰고 있다는 건 대단한 일. 기범의 샤이니에 대한 애착과 방향성을 느낀 대목. SM은 기범도 월급 줘라, 상여금 주든지. 이런 아티스트가 어딨소 [본문으로]
  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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