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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x BRIDGE SHIP HOUSE 


 : SHINee WORLD V 콘서트를 위한 아트 컬래버레이션 관련 대담 (낮강연) 


 이 게시물은 2016.08.26 샤이니 키 강연회 <The Moment> 낮 강연 중 BRIDGE SHIP HOUSE와의 대담 내용만을 옮겨 적은 글입니다

현장관계상 통역이 생략되거나 작가 분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부분에 다소 아쉬움을 느껴 작성한 글이며통역사 분의 통역과는 별개의 번역입니다다만녹음 환경으로 인해 들리지 않는 부분은 맥락에 맞게 다듬었으며기범이 발언은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 적되가독성을 위해 문장을 정리한 곳이 있음을 밝힙니다이 글을 옮겨가실 땐 반드시 이 단락을 함께 가져가 주시고출처를 꼭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오역이나 누락된 내용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






Key (이하 K): 안녕하세요. 인사 부탁 드릴게요.


BRIDGE SHIP HOUSE (이하 B) . 여러분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BRIDGE SHIP HOUSE라고 합니다. 기본적인 장르는 팝 아트에 근간을 두고 있고, 얼터너티브 코믹스 혹은 아트토이에 영향을 받은 오리지널 작품을 발표하거나 일러스트 의뢰를 받고 있습니다.


K: 작가님이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하셔서 벌써 10년이 넘으셨다고 하는데, 이쪽 일을 하게 되신 계기가있을까요?


B: 원래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하시던 화과자 가게를 물려받으려고 했었는데요. 2때 진로를 정하는데 도저히 팥 앙금을 못 먹겠어서 가게를 물려받는 건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그 외에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까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더라고요. 그래서 그림 쪽으로 도전해봐야겠다 싶어서, 일본의 디자인 페스타(Design Festa)라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그때 평판이 좋아서 일러스트 일을 맡게 된 걸 계기로 지금까지 활동하게 됐습니다. 그 행사에서 좋은 평을 못 받으면 그림의 길은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K: 비교적 본인이 뭘 잘하는지 빨리 깨달았군요.


B: . 같은 반 친구들이 그림 잘 그린다고 다들 말해줬었거든요.


K: 아아.


B: 상 받은 적도 있어요.


K: 근데 아까부터 가치에 대해서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저희는 음악을 사랑해주면 보람을 느끼지만,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끼는지 좀 궁금했거든요.


B: . 일을 의뢰 받았을 때의 보람과 결과물을 발표했을 때의 보람, 두 가지가 있어요. 의뢰해 주시는 분이, BRIDGE SHIP HOUSE의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신 상태에서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해주실 땐 그 기대에 부응해야겠다 싶어서 굉장히 보람을 느껴요.


K: 으음~’’*


B: 또 작품을 발표할 때는, 아트웍을 보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반응을 상상하면 굉장히 뿌듯하고, 그게 실제로 이뤄졌을 때 보람을 느끼죠.


K: 으음.


B: 이번에 키 씨와 제가 컬래버레이션 한다는 소식이 발표됐을 때 트위터에서 여러분의 반응을 봤는데요. 키 씨의 새로운 시도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설레 하시는 걸 보면서 우리는 이분들을 만족시켜드리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구나싶어서 굉장히 힘이 됐어요.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는 클라이언트가 바라는 걸 그대로 구현해드리는 직업인데요. 아티스트는 거기서 한 단계 나아가, 작품을 접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가치관을 불러 일으키는 동기가 될 무언가를 만드는 일죠. 이게 일러스트레이터와 아티스트의 차이인데요. 이번엔 그 아티스트로서의 작업이 잘 이루어진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K: (통역사에게) 정말 다 기억을 하시는 거예요? 어떻게 하려나 내심 걱정이 됐거든.


B: 그런 관점은 키 씨랑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티스트b


K: . , 다음 질문은요. 제가 처음에 봤을 때 되게 인상적이었던 매튜랑 모리스란 캐릭터인데, 그게 지금 BRIDGE SHIP HOUSE의 심볼이 된 캐릭터 중 하나예요. 이미지를 볼게요.

 

 


 

귀엽죠. 전 저걸 보면서 저기에 우리를 대입시키려면 어떤 형태로 변형시켜야 되지? 라는 걱정이 먼저 들긴 했는데, 또 동시에 기대가 되기도 했어요.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샤이니의 이미지를 드리면서 이분은 과연 우리를 어떻게 해석해서, 또 저걸 많이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표현해 주실까 하는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일단은 저 캐릭터가 어떻게 탄생됐는지 궁금하거든요.

 


B: . 먼저 제 작품의 세계관에 대해서 설명한 후에 매튜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도 말씀 드릴게요. 제 작품 세계는 inner world, 즉 내면 세계를 테마로 하고 있어요. 제가 그리는 그림 속 캐릭터가 안고 있는 성질이나 본성을 그 캐릭터의 동작이나 같이 배치 돼 있는 물체들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내면세계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제작하고 있습니다.


내면 세계라는 게 아무래도 좀 다크한 인상이 있기 마련인데요. 제 작풍도 통통 튀는 활발한 포즈를 취한다든지 크게 웃는 캐릭터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잔잔한 편이에요. 다만 캐릭터라는 친근한 매개를 씀으로써 조금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매튜와 모리스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우선 매튜는 눈이 네 개 달린 기형 토끼인데요. 그런 외형 때문에 사람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캐릭터예요. 미움 받는 건 아니지만, 약간 돌연변이라는 인식 때문에 적극적으로 얽히려고 하지 않는 설정이에요. 그래서 원래 토끼는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이지만, 매튜는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혼자 살아가요. 새를 도축하며 돈을 벌고, 동료도 없이 혼자 일 하러 갔다가 집에 돌아오죠.

 

K:캐릭터가 생각보다 상황이 되게 구체적이네요? ’’* 상황도 막 다 있고.


B: . 매튜는 외톨이지만, 불행한 캐릭터는 아니에요. 자기가 번 돈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사고 좋아하는 걸 먹으며 즐겁게 살아가요. 선인장 모리스라는 캐릭터가 항상 옆에 있는데요. 모리스는 매튜의 상상 속 친구예요. 매튜에게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을 채워주고 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조금 사람들과 거리감을 느꼈는데요. 고립된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 사이에 억지로 섞여있는 걸 잘 못해서 학교 생활을 혼자 즐기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혼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안쓰럽게 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왜 저 사람은 멋대로 날 불쌍하게 생각할까, 난 너무나 즐거운데. 그런 생각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돌연변이 같은 존재가 타인의 가치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인생을 마이페이스로 즐기는 긍정적인 세계를 표현하고 싶어서 매튜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책을 썼습니다.

 

K: 근데 나는 그거 너무 이해해요. 아니 왜냐하면, 고독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은 진짜 몰라. 저는, 나는 진짜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나는 진짜로 누가 있으면 생각을 못해요. 나는 집에 혼자 있어야 돼 꼭. 애들(꼼데&가르송) 정도야 괜찮은데. 집에 혼자 있으면서 고독의 즐거움을……. 나는 그게 즐거운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묻느냐면 형제가 없어서 외롭지 않아?’라고 하는데, 형제가 있어봐야 외로운 지 어떤지 내가 알지. 나는 뭐 혼자서도 되게 충분히 아주 아주 잘 지내고 있는데. 그런 거에 대해서 마음대로 타인의.. 뭐랄까, 상황에 대해서 판단하는 거에 대해서 좀, 그 상황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B: 잘 아시네요. 하나 더 말씀 드리자면 매튜는 미키마우스, 즉 모두의 리더 격인 존재와 쌍둥이 같은 존재예요.




 


K: 으음. 감사합니다. 이번에 샤이니의 작업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떠셨는지 되게 궁금해요.

 

B: 진짠가…? 싶었어요. 처음에는. 답변을 드려야 해서 고민 중이었는데, 제 오랜 친구가 샤이니 팬이거든요. 그 친구는 제가 취직도 안 하고 그림만 그리면서 꿈을 쫓고 있을 때, 단 한 번도 바보 취급하지 않고 응원해준 친구였어요. 그래서 그런 좋은 친구가 응원하는 그룹이니까 나쁜 그룹일리는 없겠다 싶었죠. 사실 의뢰를 받았을 당시엔 키 씨 이외엔 멤버 분들 얼굴도 이름도 몰랐는데,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친구도 좋아할 테고요.

 

K: 그래서 그 작업이 생각보다 추진력이 빨리 이루어져서, 일단 저희가 여러 가지 상황을 드리고 SMtown 오사카에 갔을 때 미팅을 한 번 했었어요. 직접 오사카로 오셔서. 그 때 사진 한 번만 볼게요 제가 찍어놨던 게 있어 가지구. 사진자료가 없다고? . 그래요. 미팅을 했었어요. 미팅을 했었는데. 제 인스타에 사진이 있으니까 그거를 띄우려고 했더니 ’;;

 

아무튼 만났는데, 이런 프로젝트가 있으면 확실히 만남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해준 미팅이 됐었죠. 제가 정말 여러 가지가 한번에 떠올라가지고, 어떻게 주워담지도 못할 만큼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막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굿즈 이렇게 하자, 뭐 스탬프 만들자, 의상 하자……. 갑자기 뭐가 막 떠올라가지구. 그래서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작가님이 처음에 샘플로 그렸던 포스터가 있는데 그 이미지를 한 번 볼게요. 처음에, 초안

 

 

) 톤 다운 된 핑크+그레이 기조의 우주인지 어딘지 기둥 같은 게 막 부서져있는 

팝콘 오프닝 vcr같은 게 떠오르고 몹시도 해부콘 오프닝 의상 느낌이 낭낭한 판타지스러운 그림

 

 

K: 제가 봤을 때는 저 그림이, 내가 작가님의 그림체를 너무너무 잘 아는데, 구도에 뭔가 안정감이 없었어요. 그래서 혹시 처음에 회사에서 어떻게 해달라고 전달 받으신 게 있냐라고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작가님께 보내드린 레퍼런스 영상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회사에서 어떻게 해달라고 요청한 게 아니라, 그때 당시엔 콘서트를 작업 하기 전이라 그것밖에 없었어요. 그 레퍼런스 영상밖에. 어떠한 곡도 안 정해지고 어떠한 컨셉도 없었기 때문에 그 영상만, 이런 형태로 무언가가 만들어 질겁니다, 라고 보여드렸던 건데 그거에 너무 부담을 느끼신 나머지 저렇게 약간 판타지적인 요소를 넣어서 오신 거예요. 그래서 제가 '작가님 구도가 왠지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조심스럽게 말씀 드리는데 혹시 부담을 느끼신 부분이 있냐'고 그때 물어봤었죠

 

B: . 제가 누구를 위해서, 누가 원해서 이걸 만들고 또 누굴 위해서 발표하는 건지 전혀 몰랐었어요. 핑크색 그림(초안)은 키 씨랑 미팅을 하기 전에 그린 건데요. 저 때는 키 씨한테 요청을 받았다는 것도 이해를 못했던 거죠.


K: 그렇죠. 그래서 제가 말씀을 드렸어요. 좀 더 캐주얼하고, 작가님 그림체를 제가 잘 알고 있는데 그걸 그대로 가져가되, 그 안에 멤버만 들어있으면 된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오른쪽 게 다시 나온 건데

 

 

) 캐릭터는 현재 완성된 포스터와 같지만 공간이 살짝 뒤틀린 느낌으로

여전히 판타지적 요소가 남아있는 그림. 레이아웃은 정사각형에 가까웠음.

 

 

K: 저는 저것도 그 전 것보단 훨씬 좋지만 저것보다 더 작가님스러운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거기에 멤버만 대입해달라. 저렇게 판타지적인 요소가 제가 왜 싫느냐면. 저것 자체가 우리가 예전에 공연에 썼던, 막 우주 만들고 막 이런 영상이 자꾸 떠오르고. 저는 그런 판타지는 더 이상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고……. 물론 판타지적인 것도 좋은데 그런 좀, 작위적인 판타지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고 우리랑 어울리지도 않고. 막 세계를 만들고 막……. 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래서 판타지적인 요소는 제가 부탁인데 빼달라고 해서 나온 게 그 다음, 완성된 포스터 보겠습니다






 


K: 제가 그랬어요. 편안한 상황을 만들어주되, 그 안에 우리끼리만 알 수 있는 멤버들의 특징을 넣어주시고, 저것 자체가 우리가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단편적으로 스튜디오 가서 녹음하고 이런 게 아니라, 쟤는 춤추고 있고 저기 기타도 있고 누군 쉴 수도 있고. 그냥 편안한 상황인데 내가 그냥 말로만 저게 공연 준비하는 거다라고 말하면 딱 대입될 수 있을만한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고. 레이아웃도 저 샤이니 월드 타이포가 잘 살 수 있고, 그림도 잘 살 수 있는 기다란 레이아웃으로 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렇게 그림도 작가님의 아이덴티티가 훼손이 안 되면서, 저희도 아웃핏이 훼손 안 되고 저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고. ‘샤이니 월드5’도 잘 보이고, 날짜도 잘 보이고. 그래서 저렇게 좋은 완성작이 나오게 된 거예요.


현실적이지 않지만 뭔가 현실적이고. 볼 때 편안한 그런 그림을 제가 원했던 거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젤 이게 마음에 들었고. 처음에 저희 사진으로만 공개됐던 거는, 그거는 제가 한 거 아니에요..... 많은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음은 저희 캐릭터 이미지 볼게요





K: 이거는 개인을 표현해 주신 개인 일러스튼데. 어떤 형태로, 어떤 식으로 의상에 혹은 굿즈에 녹일 수 있을 지는 모르겠는데 저걸 많이 쓸 생각이라서. 귀엽게 봐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 캐릭터를 그리면서 멤버 별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B: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미팅 때 키 씨가 말씀하셨던 건데요. 팬 분들이 보시기에 누가 누군지 알 수 있게 하는 거였어요. 샤이니와 샤월 분들의 관계를 공부하면서, 정말 이걸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겠구나 했거든요. 거기에 가장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려고 특징적인 인상이나 머리스타일을 그렸는데요, 팬 분들이 샤이니를 겉모습만 보고 좋아하시는 건 아니잖아요. 머리스타일이나 옷만 비슷하게 제 캐릭터에 입힌들 샤이니가 되진 않을 거예요. 그래서 샤이니 멤버들다운 동작이나 아이템을 그려 넣었어요. 거기에 샤이니 분들 영상을 닥치는 대로 보면서 멤버 한 명 한 명 어떤 사람인지 연구했어요. 이 사람은 절대 이런 자세를 안 하는데 그렇게 그리면 큰일이니까요. 멤버들다운 걸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얼굴은 뭐 어떻게 해도 닮게는 안 되거든요. 눈이 네 개나 있으니까요.

 

K: 확실히 그렇죠. , 어떤 게 있느냐면. 저희 회사에서 아트 컬래버레이션에 워낙 관심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SUM 카페에 가도 저희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가 많이 있고요. 근데 그건 어떠한 멤버의 의견도 반영이 안 되어 있는 일러스트예요. 그 분들이 온전히 생각한 샤이니의 이미지만으로 작업을 한 게 몇 개 있는데. 저는 여러분들이 어떤 게 나와야 만족을 할지 이제 슬슬 알아가는 단계고, 제가 봤을 때 이게 내가 봐도 내가 난지 잘 모르겠는데 과연 이거를 구매를 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각주:1] ……그래서 그 부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을 했어요. 제가 언제 적 머리여도 상관없다. 근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게 누군지는 정말 명확해야 된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나는 만들고 싶었던 게 사실, 이 형태 그대로 나와도 사람들이 저랑 BRIDGE SHIP HOUSE랑 작업했단 걸 아무도 모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 멤버 실사 사진이랑 콜라주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가 계속 냈어요. 실제 사진이 있고 저것도 같이 들어가있고. 예를 들어 저게 반반이라든가. 얼굴이 반이고 실사 사진이 반이라든가. 그런 단편적인 장치가 하나쯤은 있어야 대외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기에는 쉬울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부딪히는 부분이 있어서 그건 작업하지 못했고. 어쨌거나 지금이라도 멤버들이랑, 아니지, 멤버들은 아니지. 저랑 BRIDGE SHIP HOUSE랑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거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이런 프로젝트가 쉽다면 쉽지만 그렇게 쉬운 게 아닌데. 제 의견을 다 수렴해주시고 하셔서 저는 오랜만에 만족하는 포스터가 나왔던 것 같아요.

 

 


 

K: 아까 제가 했던 얘기랑 비슷한데, 콜라보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어떤 걸 가장 중점에 두시는지 되게 궁금해요. 제가 뭐, 어떤 사람이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제가 판단을 할 수 없겠지만, 어떤 사람은 돈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명예가 가장 중요할 수도 있고, 이거에 참여한다는 거 자체가 좋을 수도 있고, 자기가 유명해지는 수단으로 생각해도, 그것도 그럴 수 있는 거니까. 뭐 여러 가지 있을 텐데, 콜라보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거 되게 궁금해요.


B: 먼저 작품에 있어서 제 신념이 잘 전해지는 것, 아티스트로서의 제 의지가 받아들여지는 것과 그 위에 제 입장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고 요청도 확실히 파악하는 것. 컬래버레이션은 서로의 파워 밸런스가 대등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명도로 따지자면 샤이니 분들은 굉장히 높은 곳에 있지만 저는 일본의 무명 아티스트니까, 이렇게 위치 차이가 나면 아무래도 컬래버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없잖아요. 임금님과 노예 같은 관계가 되면 안 되니까요. 그런데 키 씨랑 미팅 할 때 저를 아티스트로서 존중해 주셔서 무척 기뻤어요. 그래서 저도 프로 아티스트로서 당당하게, 동등한 관계라 여기고 일을 진행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BRIDGE SHIP HOUSE그저 키 씨의 인기에 묻어간 데 그친 작품이어선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고요. 이왕 키 씨가 작품을 보고 선택해주셨으니[각주:2], 서로가 프로 아티스트로서 대등하게 일했다는 게 작품을 통해서 분명히 전달되는 데 중점을 두고 작업했습니다. 절대 키 씨가 시키는 대로만 한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것도 하게 해주셔서 만족스런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K: 정말이에요. 제가 정말 오히려 역으로, 작가님의 구도라든가 그림체를 훼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시는 부분에 대해서 전혀 강요를 하고 싶지 않았고 오히려 저희한테 맞춰 주시려고 해서 아뇨 아뇨, 작가님 원래 하시던 대로 해달라, ‘그냥 그 자연스러움에 멤버가 들어가 있으면 된다고 계속 얘기를 한 거거든요. 그래서 정말 둘이서 소통이 많이 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고 그걸 많은 분들이 또 좋게 봐 주셔서 여러 가지 형태로 쓰일 수 있게. 이게 또 콘서트 영상에 쓰일 수도 있고, 뭐 다른 형태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기회가 너무너무 많아가지고. 아까 제가 처음에 얘기했던 것처럼, 이런 게 바로 좋은 컬래버레이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게 만약 돈을 따라 갔던 프로젝트라면 이렇게 작가님이랑 좋은 소통을 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근데 이렇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서 여러분들이 그것에 대해서 투자를 해주셨을 때[각주:3]……저는 그거를 상환할 더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 거라고 전 정말 약속 드릴게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화가가 그림을 팔아야 되는 이유는 단 한가지예요.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되니까. 그렇잖아요? 이걸 팔아서 그 돈으로 더 좋은 물감, 더 좋은 소재, 더 좋은 프로젝트로 인사를 드려야 되기 때문에. …… 너무 민감한 부분으로 자꾸 흘러가고 있는데. 그래서 제가 말씀을 드리는 거고전 절대 그거에 욕심 내고 이런 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좋게 봐주시면 네…. 좋게 봐주시면 좋은 결과가 있겠죠....? 


아무튼. BRIDGE SHIP HOUSE와 함께 작업한 샤이니 월드 5의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저는 이 코너를 너무너무 기다려왔어요. 관객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받아볼게요.

 




Q. 멤버 별로 그림을 그리면서 표현하기 위해서 동영상을 많이 보셨다고 했는데, 가장 특징을 잡기 쉬웠던 멤버와 어려웠던 멤버가 누군지 궁금해요.



K: 어제 밤부터 연습하신 거 같은데. 저도 제작발표회 준비를 어젯밤부터 준비했어요.


B: 가장 특징 잡기 쉬웠던 건 역시 태민 씨입니다. 뮤직비디오만 보고도 바로 알았어요. 태민씨만 남들보다 관절이 많나 싶을 정도로 퀄리티 높은 춤을 추고 계셨고……


K: , 그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B: 이 사람의 댄스를 향한 자세나 의욕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에 정력을 다 쏟아 부은 탓인지 다른 데선 좀 구멍이 있달까……. 그런 의외의 귀여운 점도 있고. 가장 특징을 잡기 쉬웠어요.

 제일 어려웠던 게 온유 씨인데요. 온유 씨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서……. 멤버들이랑 같은 속도로 사고를 하는 사람은 아니란 건 알겠더라고요.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세 단계 정도 앞서서 생각하고 있는, 혼자 먼저 가 있는 느낌이었어요.


K: 그렇죠. 아니 근데 저는 그래도 머리 같은 거라도 매번 확확 바꾸려고 하니까 머리로라도 표현하면 되는데, 사실 온유 형과 저를 얼굴로만 보자면 우리는 눈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근데 그런데 눈이 땡그랗고 세 갠데 온유를 표현하라고 하면, 어떤 걸 딱히 고르기가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은 해요. 그래도 다행히 뷰 때 핑크 머리를 했기 때문에……. 형이 또 점잖은 걸 좋아하는 취향이다 보니까 이전까지는 그런 잔잔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었는데, 그래도 뷰 때 핑크머리를 해서 그걸 표현해 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흰 또 옷이 표현되어있으니까 그나마 핑크머리도 구분을 못 하시면 그 옷을 보시면……. 아무튼, 다음 질문 받아볼게요.


 



Q. 포스터랑 캐릭터를 보면 멤버들을 상징하는 것들(두부, 공룡 등)이 있는데 작가님이 공부하고 연구하신 걸 바탕으로 나온 건지, 아니면 키 씨랑 같이 협의하고 아이디어를 내신 건지. 어떻게 정하셨는지 궁금해요.



K : 제가 말씀 드린 건 일차원적이면 일차원적일수록 좋다는 얘기였어요. 그래야 모두가 알기 쉽고. 단순한 걸 어렵게 풀수록 어려운 길을 가게 되는 거거든요. 이름이 키인데 굳이 뭐 하러 돌아가야 되지...? 그 물건에 대해서는 전 던져드리지 않았으나. 제가 그 의견을 말씀 드렸을 때 작가님이 공부를 하신 거예요. 우리 이모티콘까지 연구를 하셨더라고요. 그런 것도 신발에 넣었다고 하시고, 또 메리뮤 뮤직비디오를 보고 목 잘리는 걸 표현하셨고. 꼼데 가르송 있고 열쇠 있고 이런 식으로 아주 일차원적으로. 나머지는 다 작가님께서 연구를 해주셔서 작가님께서 정하신 겁니다. 두부는 어떻게 찾은 건지 모르겠네. 두부는 어디서 보신 거예요? 두부는…?

 

B위키피디아에 온유를 찾아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두부라 불린다는 거였어요.

 

K: 그렇군요. 그건 좀 궁금했어요. 상당히 예전 별명인데……. 뭐 때문에 두부 같다 그랬었지? 살 때문인가? 말랑말랑하고 하얗다 그래서. 그쵸. 그거 때문이죠? 그리고 성격도 약간 말캉말캉하고. 그래서 그때는 그렇게 불렀던 것 같은데. 데뷔 때 별명이에요. 종현이 형은 뭐, 공룡 닮은 거고. 태민이는 뭐 넣으셨죠? 아 십자가. . 그리고 민호는 축구. 그런 건 알기 쉬우니까…….

 

B: 파이어.


K: 파이어. 불꽃……. 그렇죠, 그렇죠. 그렇게 일차원적이어야 알아보시죠.

 

B: 이렇게 작은 장치들을 많이 넣어야겠단 생각은 뷰의 작사 에피소드를 읽은 후에 든 건데요. 샤이니란 그룹이 하나의 곡, 하나의 가사를 정할 때 더 좋은 결과를 내려고 다같이 의욕적으로 나서는, 그걸 자발적으로 해나가는 그룹이라는 게 인터뷰에서 잘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 그룹이 이런 자세로 팬 분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거라면 나도 똑같은 수준으로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서 최대한 많은 요소를 숨겨놓으려고사실 숨겨지진 않았지만요. 팬 분들은 보면 바로 알아보시니까. 아무튼, 많이 넣으려고 했습니다.

 

K: 그리고 꼭 이거 관련된 질문 아니어도 돼요, 여러분.





Q. 저는 그림보다 타이포에 더 집중을 해서 봤는데, 멤버 별로 이름을 표시해 놨잖아요. 디자인이 다 다른데 어떤 느낌을 받아서 멤버 별로 다른 타이포를 만드신 건지 궁금했어요.



B: 멤버들의 성격을 반영해서 그린 거예요. 온유 씨의 지금 상태나 사고(思考)가 혼자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드러내기 위해 O NEW 폰트를 완전히 다르게 써서 뒤죽박죽인 느낌을 표현했어요. 태민씨의 섬세함 얇은 폰트로 표현했고요. 민호씨는 힘있는 느낌이 있어서, 민호씨 타이포그래피의 M은 미키마우스에서 잘 쓰이는 M자인데요.[각주:4] 민호씨는 정말 인기가 많을 스타일이잖아요. 스포츠도 잘 하고 성실하고. 민호 씨 이외의 샤이니 멤버 분들은 꽤 내향적인 면이 많아 보였는데 민호 씨만 굉장히 외향적이란 인상을 받아서, 저 폰트를 선택했어요종현씨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니까. 잘 울기도 하고요. 그런 감성적인 면이 큰 것 같아서 흔들리는 느낌과 목소리의 물기 어린 느낌을 이름으로 표현했습니다.




 

 



 

K: 이렇게 가자면 내 이름이 너무 기대가 되는데?


B: 키 씨는 본인다움을 관철시키는 심지가 있어서, K Y 중간에 뚫려 있는 게 그 심지예요. 심지가 굳은 사람인 걸 표현한 거죠. 또 한편으로는 굉장히 여유가 있달까, 유머도 갖춘 분이라 가운데 E는 조금 다른 형태로 표현했습니다.[각주:5]



 




K: 옴마~ ‘’* 와아판단은 여러분께서……. 이렇게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나오게 돼서 너무너무 기쁘고요, 저는 되게 만족을 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형태로, 비교적 지금까지 내가 했던 작업 중에서는 가장 원하는 대로 흘러간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이걸 빨리 공연에도 녹여서 보여드릴 생각에 많은 기대가 되고

 

아쉽지만 슬슬 마무리할 시간이 왔습니다. 이번에 더 많이 와주셨다는 말을 제가 들었는데. 이렇게 평일 낮에..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정말로요. 그리고 제가 또 준비하고 있는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구요. 오늘 어떠셨는지 한 말씀 부탁 드릴게요.


B: 이렇게 멋진 자리에 초대돼서 정말 감사하고요. 키 씨 강연을 듣고 여러분도 많은 걸 얻어가시리라 생각하는데요. 정말 작품을 만들어내고 표현을 한다는 건 커뮤니케이션이기도 해서, 만들었다고 끝난 게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시기에 더 의미가 있어요. 이번 작업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키 씨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제 작품을 제가 생각하는 형태로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기도 했고요, 기다려주시는 팬 분들의 반응도 트위터에서 다 보고 있었거든요. 그걸 보고 힘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어요. 오늘 강연에 이렇게 찾아와 주시고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저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키 씨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하구요.

 

K : 요즘 들어 정말 제가 감사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아진 것 같아요. 사실, 제 옷만 한참 살 때는 쟤가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하는 주위사람들의 얘기도 있었지만 저는 그게 저에 대한 투자인 걸 확신을 했고. 결국은 제가 이렇게 의상을 하고 있을 거라고는, 그때는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주변 사람들한테. 난 언젠가 하고 싶다고 얘기는 했었는데. 진짜 찾아오니까, 이 순간을 돌아봤을 때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또 이렇게 얘기를 들으러 이렇게 와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얼마나 감사한 일이며. , 데뷔한지 8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 와서 첫 드라마를 찍는 것도. 참 신기하지 않아요? 이게 기회란 게 정말 신기하고, 타이밍이 다 있는 것 같고. 전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요즘 많이 벌어지고 있어서, 앞으로도 제가 뭐 생각 없이 살진 않을 테니까 많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짜 감사 드리고 있구요. 제가 벌린 일들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너무 감사했습니다










글쓴이_ J, 스치는 봄, 바람에





이 게시물은 2016.08.26 샤이니 키 강연회 <The Moment> 낮 강연 중 BRIDGE SHIP HOUSE와의 대담 내용만을 옮겨 적은 글입니다

현장관계상 통역이 생략되거나 작가 분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부분에 다소 아쉬움을 느껴 작성한 글이며, 통역사 분의 통역과는 별개의 번역입니다다만, 녹음 환경으로 인해 들리지 않는 부분은 맥락에 맞게 다듬었으며, 기범이 발언은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 적되, 가독성을 위해 문장을 정리한 곳이 있음을 밝힙니다. 이 글을 옮겨가실 땐 반드시 이 단락을 함께 가져가 주시고, 출처를 꼭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역이나 누락된 내용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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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그냥 ATM일 뿐인데 기범이 이 말을 하는 순간 존중받는 ATM이 되었다(왈칵). 가만 있어도 팔릴 굿즈인데,이왕 팬들 돈 쓰는 거 그 니즈를 파악해서 기쁘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예쁜 맘♡ [본문으로]
  2. 현장에선 통역이 생략된 내용인데, 중요한 얘긴데 빠져서 안타까웠다8ㅅ8 [본문으로]
  3. 굉장히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말하는 모습이 퍽 어여뻤다. 걱정마 기버마!!! 내 통장 가져가!!! 하고 시픈 거 다 해!!!! 게다가 ATM을 자처하던 빠순을 투자자로 격상시켜주는 기범에게 다시 한 번 감동ㅠ [본문으로]
  4. 플레이코믹스에서 사용되는 M 자라고 덧붙이셨는데 플레이코믹스가 뭔지 저한테 좀 알려주실 분...?ㅠㅠ [본문으로]
  5. 현장에서 작가님 발언 의도와 조금 다르게 전달되어 아쉬웠던 부분. '마음 心자'와 연관된 내용으로 통역되었는데 작가님은 그런 언급은 없으셨다;ㅅ;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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